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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The Devil All the Time) : 실화 같은 현실성과 악마 같은 자들에 대한 해석과 줄거리 / 결말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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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The Devil All the Time) : 실화 같은 현실성과 악마 같은 자들에 대한 해석과 줄거리 / 결말

호빵파는농부 2020. 10. 5. 11:06

우선 오랜만에 넷플릭스 오리지널 컨텐츠에서 괜찮은 영화가 나왔다고 말하고 싶다. 돈을 지불하고 넷플릭스를 구독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넷플릭스 신규 컨텐츠가 무엇인지 항상 찾아보고 확인할 것인데 가끔 나오는 대작 외에는 대체적으로 비슷한 스토리나 소재, 그리고 정말 지속해서 보기 힘들 정도의 전개가 종종 문제가 되어 넷플릭스를 아예 꺼버렸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번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꽤 만족스럽다고 볼 수 있다. 사실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던 이유는 제목과 예고편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요즘 너무 흔하게 나오는 스릴러 영화의 그런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배우들은 너무 좋은데, 배우들이 너무 좋으니 또 걱정이 되고 의심이 되었다. (게다가 러닝타임은 2시간이 넘어감)
 
영화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줄거리를 간략하게 보면, 우선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아빈의 아빠인 월라드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월라드가 아들인 아빈을 데리고 집 뒤에 있는 숲에서 기도를 하는데, 직접 만든 나무 십자가 앞에서 그의 과거를 떠올리며 왜 기도를 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해준다. 월라드는 세계 대전으로 보이는 전쟁에서 동료가 죽어가는 장면을 목격했고 어찌되었든 살아남아 무사히 집에 돌아온 것이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서 우리나라로 치면 고속도로 휴게소와 같은 식당에서 우연히 한 여인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그녀의 이름을 처음에는 알지도 못했으나 다시 찾아가서 샬롯이라는 이름을 확인하고 결혼하고 아빈을 낳게 된 것이다.
 
사실, 지금 간단하게 줄거리를 적기만 하면 이게 왜 재미있는 영화인지, 그리고 왜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이 필요한 것인지 궁금할 수 있다. 글로 디테일을 다 적기에는 글솜씨가 매우 부족하지만 영화 장면 장면에서 복선과 같이 미리 결말을 암시하는 단서들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런 부분들은 직접 눈으로 영화를 감상하면서 찾고 느끼면 더 좋을 것 같다.
 
그렇게 해서 처음 영화에서 기도를 하던 그 집에 정착한 것인데 문제는 결국 샬롯이 갑작스럽게 암에 걸려 죽을 수 있다고 의사를 통해 들으면서 시작된다. 월라드의 부모님은 독실한 크리스쳔이었는데 전쟁을 경험하며 기도를 하고 살지 않았다가 아내가 아프자 아들을 데리고 절실하게 기도를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부족하다고 느껴 성경에서 봤던 구절을 직접 실천하기 위해 아들이 키우던 강아지 잭을 죽이고 재물로 바치기까지 한다. 여기에서 아들 아빈의 정체성 또는 성격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결국 아내 샬롯은 사망하고, 키우던 강아지도 죽고, 게다가 아빠까지 자살하고 만다. 졸지에 아빈은 고아가 되었고, 아빠가 살던 곳으로 돌아가 할아버지와 할머니 손에서 키워진다. 그리고 여기에는 아빈 외에도 다른 여자 아이가 있는데 바로 헬렌의 딸 리노라이다.
 
지금까지 아빈의 이야기에 대해서만 이렇게 길게 썼는데, 리노라 역시 사연이 비슷하게 길고 장황하다. 이 부분을 다 적기에는 너무 길고, 아빈과 다르지만 결국 아빠와 엄마 모두 죽고 고아가 된 것이다. 죽기 직전에 같은 동네 사는 할머니에게 맡긴 것이고 그게 바로 아빈의 할머니인 것이다.
 
이 외에도 동네 교회에 새로 부임하게 된 목사가 바로 너무 잘생긴 배우 로버트 패틴슨인데 우리에게 뱀파이어로 잘 알려져있는 바로 그 배우이다. 이 목사 역시 리노라를 시작으로 동네의 독실하고 젊은 여자 신도들을 상대로 유혹하고 못된 짓을 저지르는 여러 악마 중 하나로 나오며, 2인 1조로 히치하이킹을 원하는 사람들을 태워 독특한(?) 종교적인 신념으로 사진을 찍고 공포에 몰아넣은 후 살인까지 저지르는 엽기적인 연쇄살인범도 나온다.
 

 
우리나라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소재인 부패 경찰 역시 등장하는데 (극단적인 스토리 조성을 위해서인지 그 연쇄살인범 중 한 명의 친오빠로 나온다.) 이 역시 악마의 이미지와 겹친다. 꽤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오지만 적절한 전개로 크게 혼란스럽지 않고 매끄럽게 스토리가 이어진다.
 

 
 
영화를 보면서도 느끼고 다 보고 난 후에 엔딩 크레딧이 올라올 때도 느꼈지만 영화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의 주된 소재와 주제는 종교적인 부분으로 보인다. 기독교에 대해 비판하는 느낌도 있으면서, 종교로 인해 사람의 인생이 결정되어지고 또한 종교에 의존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다룬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서두에도 언급했지만, 영화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의 제목 자체도 그렇고 예고편도 그렇고 요즘 자주 등장하는 살인마 또는 어떤 악마적 존재로 인해 나타나는 그런 공포 스릴러로 생각하고 보게 된 것인데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아 오히려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영화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의 원제는 The Devil All the Time 이다. 그리고 영화의 결말을 끝까지 보고 나면 정말 제목 잘 지었다고 생각이 들면서 공감이 되고 한 문장으로 요약이 되는 것 같다. 정답은 없지만 정말 극 중 월라드의 대사처럼 세상에서는 나쁜 놈들이 너무 많다는 말에 공감이 되었고, 영화에서 일부러 만들어낸 상황때문이 아니라 살다 보면 정말 저런 사람들이 뉴스를 통해서든, 지인을 통해 들은 이야기에서든 정말 자주 등장한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결국 아빈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베트남 전쟁 군인을 대대적으로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아마 파병에 지원하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본다. 마치 그의 아버지가 전쟁을 겪고 와서 가정을 꾸리게 된 것처럼 말이다.
 

 
참고로 영화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소설이 원작인 영화이며, 영화에서 나래이션을 하는 사람이 바로 그 소설의 작가인 도널드 레이 폴록이다. 넷플릭스의 따끈따끈한 신작, 그리고 여러 신작들 중에서도 이 영화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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